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몇 달 전 읽었던 책 필링 그레이트의 소개 글 우리 머릿속의 작디작은 생각의 조각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틀”을 반영한다. 즉, “우리의 생각, 우리의 마음이 모든 것”이라는 불교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라는 글이 감명 깊어 불교 관련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 한편에 남겨두었다가 20대 초반에 만나 나에게 귀감이 되어주는 감사한 지인 중 한 사람의 후기가 불씨가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이 책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마음 편히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져, 나 또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처음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법에 대해 다룬다. 이 장은 내가 한 행동과 말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 되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반성하며, 앞으로는 그러지 않기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또한 처음부터 타인과 나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는 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타인과 자신에 대한 관계로 인해 고민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서문에서 이야기한 “필링 그레이트”란 책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자면, 이 책은 인간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에는 인지 왜곡이 담겨있다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연구자인 작가가 저술한 책이다. 이 책과 “초역 부처의 말”을 감히 비교하자면, “필링 그레이트”에선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논리적으로 다뤄 해결하자는 게 중점이었다. 반면, “초역 부처의 말”에선 부정적 감정에 대한 정신적 수양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다스리자는 게 주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두 책이 전달하는 표현 방식의 차이일뿐이지 전하고자 하는 의도는 일맥상통하다는 감상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현실에 비유하자면, “필링 그레이트”는 이성적으로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든든한 친구처럼, “초역 부처의 말”은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온기가 느껴지는 부모님의 품처럼 느껴졌다. 어떤 책이 더 낫다라는 말을 하는게 아닌, 두 책 모두 사람으로썬 소중한 관계이고 좋은 책이니 앞으로도 종종 함께 읽어야겠다는 감상을 전한다.
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처의 말은, “무엇을 연습하자”는 말이었다. 이 말이 좋았던 이유는 처음부터 완벽하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목표는 완벽함이 아니라 완벽해지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말로서 나에게 들렸기 때문이다. 또한 부처도 자기의 번뇌를 다스리기 위해 많은 수행을 거쳐 열반에 올랐으니, 현재의 내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는 위안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의 인물이 현재까지도 많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준다는게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성인의 사전적 의미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나의 생각은 부처의 일생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게 되어 다음엔 부처의 삶을 다룬 책을 읽어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기분 좋은 감정은 가지를 뻗는 나무처럼 자연스레 읽고 싶은 책이 떠오르는 설렘이 있다.)
그리고 좋은 사람, 좋은 책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하나씩 하나씩 배우면서 느낀 점은 그들이 전하는 말 중 단기간에 무엇을 이룰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 책은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니 단기간의 성공을 말하는 자를 경계하고, 우리는 조급해하지 말고, 인생을 살아가보자는 감상도 전한다. 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이끌어준 모든 것들에 감사를 전하며, 책에서 전하는 좋은 글귀 중 하나의 구절만을 얘기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또한 내가 누군가에게 부처가 되어, 그들을 이끌어주길 염원하며…
인내심을 가져라. 모든 것은 적당한 때에 결국 네게 올테니.
언젠가 너는 네가 있어야 할 곳에서
너와 함께 할 운명인 사람과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게 될 것이다.